개헌 정책배틀 1탄. 징병제VS모병제

akpsl12 조회 211

지난 20일(토) 오후 2시 서소문에 위치한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에서 국민주도 헌법개전 전국네트워크 주최의 “시민 참여 개헌! 당신의 선택은?” 이라는 주제로 징병제VS모병제 정책배틀이 개최되었다. 

정책배틀은 무작위로 추첨된 50명의 시민배심단이 전문가 발제, 상호토론, 질의응답, 테이블토론 등을 거쳐 징병제와 모병제 중 시민이 선택한 개헌안을 최종 선택하는 숙의 프로그램이다. 지난 10월 신고리 공사를 재개하되, 향후 정책 방향을 탈핵으로 결정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민간차원 축소판이라고 보면 된다. 


국방의 의무는 모병제로 ‘다양하게’ 질 수 있다.

모병제를 주장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징병제가 직면한 여러 문제부터 지적했다. 정 대표는 현 징병제는 ▲사병의 소모품화 ▲군 부적응자 관리의 어려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 처벌 ▲인구 절벽 시대로 대상자의 90% 이상을 징집해야 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군이 현재 60만이라는 사병 숫자를 유지하려는 이유를 두고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안정화 작전에 필요한 지상군을 50만 명 정도로 추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평화통일을 명시한 헌법 정신과 맞지 않다. 또한 군 수뇌부가 400명이 넘는 장성 숫자를 유지하기 위한 기득권으로도 볼 수 있다.’ 고 밝혔다.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 모병제가 시기상조라는 반박에 정 대표는 ‘현대전은 병력 수 보다 총체적 전력이 중요하다.’ 고 밝혔다. 또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우려에 대해서도 “‘추가 예산 8조 3천 억 원이 소요되는 경우는 63만 사병수를 유지하는 전제일 뿐, 사병수를 30-45만 명으로 줄이고 관련 부대비용을 줄이면 예산 부담이 준다.’ 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군을 45만 명 수준으로 감축해도 전체 인구대비 0.9%정도로 여전히 프랑스(0.6%), 독일(0.3%) 등에 비해 높다.’ 고 밝혔다.

오히려 정 대표는 모병제를 통해 일반병의 복무 동기 확보되고, 이를 통한 지휘관의 태도 개선, 병력 수 감소에 따른 병영 환경 개선, 북한에 무력·흡수통일의 의사가 없다는 표시, 노령화·인구 절벽 시대 대비책 등의 장점이 있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군이 소수정예로 국방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끝으로 모병제 개헌을 위해 정 대표는 헌법 전문에 ▲‘군에 대한 민주적 문민 통치’를 명시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인정 및 대체 복무제 도입 ▲“누구든지 양심에 반하여 집총병역을 강제 받지 아니하고,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대체복무를 할 수 있다.” 는 조항 신설로 양심적 병역거부권 지정, ▲현행 “모든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진다.” 를 “모든 국민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국방의 의무를 진다.”로 개정하여 모병제의 헌법적 토대를 갖출 것을 제시했다.


지금도 군의 문민통제가 안되는데……. 섣부른 모병제는 포퓰리즘

“모병제를 만들겠다. 병역비리 근절과 노블리스 오블리주,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정예화, 현대화, 첨단화된 병력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모병제를 주장한 남경필 도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임 소장은 “군에서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헌병은 사건 속보를 만든다. 이 속보를 장군들이 본다. 문제는 남 도지사의 아들이 군에서 성추행으로 구속되었는데 속보가 블락 처리되었다. 영장마저 기각되었다. 군대가 여전히 ‘이런 곳’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며 섣부른 모병제를 경계했다. 

임 소장은 현재 군이 가진 문제로 ▲군의 감군(減軍)에 대한 부정적 인식, ▲육군 중심의 편제에 대한 해법 부재, ▲합동군·통합군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을 제시했다. 임 소장은 두 번의 쿠데타와 세 번의 군 출신 대통령을 경험한 우리나라에서 민간 출신의 국방부장관은 단 3명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군이 여전히 문민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임 소장은 이러한 군 상황에서 모병제를 진행할 경우 군의 폐쇄성이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모병제는 직업 군인의 진급 및 장기 선발 문제가 달린 만큼 결과적으로 인권침해 당해도 침묵할 가능성이 크며, 또한 기무사 도·감청, 제2 댓글사건 가능성 등 군의 정치화 가능성 역시 우려했다.

임 소장은 2011년 모병제로 전환한 독일의 경우 재창군 수준의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독일은 국방옴부즈만 제도, 병역거부권 인정, 군인의 정치적 의사 표현 자유 보장, 문민통제, 불법 명령 거부권, 대표병사제도 등의 개혁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1년 모병제 전환한 프라스 역시 군인직장협의회 6개나 도입해 국방부장관과 수시로 협의하며, 계급별 대표군인제도도 갖춰 수직 구조에서 수평적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고 밝혔다. 

이어 임 소장은 군의 문민통제를 위해 개헌 논의에서 우선 될 것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괄적으로 포함한 군의 ‘불법적 명령을 거부할 권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잡는 징병제, 시민에게 결정권을 주자 다양한 기본권 논의 등장해

이어 군에서 논의할 다양한 헌법 기본권에 대한 질의가 테이블토크에서 오고 갔다. 헌법에 명시된 국방의 의무가 여성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가 내는 세금에 10%는 국방예산으로 쓰이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에 포함된다면 될 수 있다. 이미 다양하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임 소장은 “여군이 현재 접경 지역에서 중대장도 못하고, 잠재적 역량평가에서 젠더 균형이 깨진 채 진급 불이익을 받고, 화장실도 제대로 없다. 이제 여성 지원병제로 가는 방향을 고민해봐야 한다.” 고 밝혔다. 

또한 군에서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기 때문에 통신의 자유 침해가 아닌지에 대한 토론, 일선 장교에 근무 시간 외 영내대기 등 사생활 침해 문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아닌 지휘관의 명령으로 자의적 구금을 당하는 영창문제 등에서 헌법의 기본권 침해가 아닌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50명의 배심단이 평소 생각대로 정책배틀 전 투표한 결과 37명이 모병제를 선택하고 13명이 징병제를 선택했다. 그러나 정책배틀을 통해 숙의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징병제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임 소장이 “모병제로 전환 될 경우 군의 폐쇄성으로 제 2의 댓글사건 등이 우려된다.” 라고 패널 발제를 하는 순간에는 징병제는 26표로 모병제 24표를 넘어서기도 했다. 최종 결과는 징병제 22표, 모병제 28표 였다. 여전히 모병제가 앞선 결과였지만 최소 9명의 배심단이 짧은 시간에 생각을 바꾼 셈이다. 

출처: http://change2020.org/533?category=832070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