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권리를 헌법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순미님의 이야기'

akpsl12 조회 177

평소 꼼꼼히 성분을 보는데, 가습기 살균제에 그런 정보는 없었어요.

저는 화학제품을 쓸 때 원래 성분을 꼼꼼히 살핍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통에는 유해성에 대한 것 보다는 어디에 좋은지 광고가 더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저는 가습기 에도 물때가 덜 끼라고 정수기 물을 받아서 썼어요. 실제 가습기살균제에도 물때가 덜 낀다고 되어 있었어요. 처음 가습기 살균제를 구입한 것은 2008년 동네 근처 마트에서 이었어요 가족과 함께 장보러 갔다가 가습기살균제 판촉 행사를 하기에 ‘가습기 살균제도 있네? 애들한테 좋겠다.’ 하면서 처음으로 구매했어요. 

침대 바로 옆 탁자에 가습기를 놓고 잠을 잤어요. 제 자리는 가습기 바로 옆이고 수증기가 직접 얼굴로 오는 거리였어요. 무려 2년 동안이요. 아이는 가습기에서 뿜어 나오는 그 촉촉한 수증기가 싫어서 항상 가습기를 끄고 잠을 잤다고 해요.

그렇게 2009년 11월쯤에 한 달 동안 내내 기침을 했는데 발작이 일어날 정도로 너무 심했어요. 그 해 12월 초에 가까운 병원에 가보니 폐와 호흡의 기능이 38%로 떨어져 있는거에요. 바로 입원을 해서 검사를 했는데 원인은 알 수 없는 상세불명의 천식이라는 겁니다.

왜 이환자만 치료가 안 될까?

‘왜 이 환자만 치료가 안 될까? 이상하다…….’ 병원에서 한 말이에요. 저 역시 여태까지 폐렴 한 번 걸린 적 없는데 1년에 6~7번이나 폐렴이 오는 게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2011년인지 2012년인지 국가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아이와 병원에 있는 산모들에게 문제를 준다는 발표를 듣고 ‘혹시 나도… …?’ 라고 의심을 품은적은 있었어요. 근데 그때는 그냥 발표하는 수준이어서 넘어가고, 이후 2013년도에 질병관리본부가 첫 번째로 폐섬유화가 됐던 사람들 위주로 검사를 했어요. 당연히 그 전까지는 큰 병원의 호흡기내과 선생님들도 천식이나 폐렴이 가습기살균제와 상관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아무도 없었어요. 

2014년 2차 조사 때 저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라고 보상을 확인했는데 폐섬유화가 아니기 때문에 4단계 판정을 받았어요. 폐섬유화로 직접적으로 사망하신 분은 1등급이에요, 1등급 이후로 영향 정도에 따라 4등급까지 나눠요. 현재 상(上)기도감염의 인정과 관련해서 피해자와 의사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 중입니다. 기업과 정부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지만 피해자들이 보상과 치료를 받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에요. 

그래도 옥시는 외국 사장이 와서 사과하고 법률팀을 꾸려서 피해 보상 기준을 마련하고 1,200억 원을 내놓고 치료를 해주겠다는 입장이에요. 그런데 정작 국내기업인 SK케미칼과 두 번째로 매출이 높았던 애경은 아무 말이 없어요. 롯데, LG도 마찬가지에요. 옥시가 약 700만 병을 팔았다면 애경은 약 600만 병을 팔았어요. 사실상 마찬가지 아닌가요?

건강은 권리, 법과 제도로 명확해져야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양심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부도 문제에요. 병원에 입원해보니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아야 되는 사람이 무척 많아요. 우리나라가 복지, 복지 하지만 아직은 좀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료에 대한 우리가 받을 권리는 복지랑 굉장히 밀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가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렇게 건강이 피해를 입은 경우, 해당 기업이 판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한 몇 배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강력한 처벌을 한다고 하면 이런 일이 쉽게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보다 많이 상향된 처벌을 규정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수준을 전 국민이 가깝고,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제도화 되었으면 헤요. 길만 왔다 갔다 하다가 죽는 사람도 많거든요. 끝으로 건강보험도 정말 소득에 맞게 제대로 부과가 돼서 빈곤층에게 제대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출처: http://change2020.org/537?category=832070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